communication – Dreaming for the Future 영원한 개발자를 향해서. 월, 13 1월 2025 13:44:09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4.7 108384747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공감 /index.php/2024/06/02/empathy-in-leadership/ Sun, 02 Jun 2024 10:49:56 +0000 /?p=1218

Continue reading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공감’ »]]> 요즘(2010년대 이후) 공감이라는 단어를 많이 듣는다. “공감해줘야 한다.”부터 “왜 공감 안해주냐?” 같은 격양 섞인 대화와 함께 “공감 능력”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공감을 단어적으로 풀어보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이해하거나 생각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공감이라는 단어는 내 생각이나 의견을 지지해달라는 의미로 잘못쓰이는 경우가 많다.

공감은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되었을 때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감정”에 방점을 두지만,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감정은 이성이 아니고 당연히 논리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높은 전파력을 갖는다. 다른 말로 분위기에 휩쓸려 동요된다. 동요된 감정은 일시적일 뿐이라 지지는 되어도 입장이 될 수는 없다.

마음으로 이해한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나와 그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완전한 입장이 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다면 입장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 업무 성과 혹은 몰입이 현저히 낮아진 동료가 있다고 가정하자. 피상적으로 나타난 현상만으로 이런 저런 좋은 충고를 해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떨까? 능력 부족 혹은 한계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특히나 동료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담당하거나 새로운 도메인(Domain)의 일을 담당하는 경우에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었다는 단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 동료의 최근 집안에 우환이 생겼다면? 동료의 건강하시던 부모님이 갑자기 병환에 걸리셨다면 동료는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많아질 것이다. 동료도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집중하고 싶다. 하지만 부모님의 상태가 어떠신지, 식사는 잘 하셨는지, 병원 진단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자식된 도리로 궁금하기도 하고 필요하다면 연차내고 병원에 동행해드리고 싶을 것이다. 가능한 빨리 일을 마쳐야 하고, 긴 통화를 위해 자리를 비워야 한다. 회의 중에 온 병원비 문자는 큰 걱정거리가 되고, 회의 맥락을 놓쳐버리게 만든다.

리더인 당신에게 비친 동료의 모습은 이전과는 다른 집중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당연히 면담(혹은 1on1)을 할 것이고,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 이전과 다른 모습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동료가 현재의 상황을 털어놓는다면 천만 다행이다. 동료의 현재 상황이 업무로부터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료의 문제에 공감한다면 부담을 덜기 위해 리더 본인을 포함해 팀이 함께 동료가 우선은 가족을 먼저 돌 볼 수 있도록 짐을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인사/복지 정책을 더 많이 알고 있을 리더가 제도를 알려주거나 담당자와의 미팅을 주선해줄 수도 있다. 과정을 통해 문제를 겪는 동료는 팀과 리더가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느낄수 있고,리더는 어려움을 겪는 동료의 상황이 개선되면 이전 같은 기여를 확신할 수 있다. 개인 경험으로도 방학기간 유치원 종일반 하원 시간 때문에 고민하던 맞벌이 직원의 퇴근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해서 아빠와 아들과 팀장이 모두 행복했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구성원에 따라 면담 결과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만약 공과 사를 분명하게 구분하거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 동료라면 면담에서 단순히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되겠지만, 인정한다고 부모님의 건강이라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황이 지속될수록 같은 면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일을 제대로 마무리 못하게 되거나 동료가 팀을 떠날 수도 있다.

리더에게 최악의 상황이다. 당장은 진행 업무에서 관리 범위를 벗어난 불확정 요소가 등장했다. 역량있는 구성원이 빠지면 일시적인 업무 수행 능력의 상실이 아닌 항구적인 손실이다. 이를 메우기 위해 채용을 포함한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리더십의 공감은 단순히 사람을 이해하는 것을 넘는다. 조직이 목표와 결과를 만들기 위한 가장 근본 요소는 사람이다. 사람이 결과를 만든다. 사람의 역량 발휘는 서있는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켜준 상태여야 한다. 그리고 사람으로 짜여진 조직 시스템이 큰 결과를 만들고, 더 큰 목표로 나아간다.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인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구성원의 입장이 되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공적 구성원과 사적 개인

핵가족 시대를 넘어 1인 가족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Privacy)는 중요하다. 사회 생활, 조직 생활은 공적 활동 영역이다. 공적(Public) 영역에서 사적 영역의 침범이나 간섭은 민감한 이슈다. 사적 영역을 공유한다는 건 친구나 가족 사이에나 가능한 일이다.

공감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사적 영역을 알아야 한다. 리더십은 공적 영역의 역할이다. 리더십의 공감이 어려운 이유다. 특히 존댓말과 장유 유서와 같은 한국 문화는 공감을 더 어렵게 만든다. 실리콘밸리에서 공감을 조직 관리에 활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과 달리 나이 차이가 언어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특성도 있다고 본다. 20대와 50대 엔지니어가 스스럼없이 “우리는 친구다.(We are friends)” 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 말이다.

리더는 공감을 위해 구성원의 사적 영역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앞선 언급처럼 개인의 사적 영역은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업무 담당인 개인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침 출근 후의 피곤 정도를 통해 출퇴근 거리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서울이 집인지, 경기도에서 출퇴근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주말의 일상 이야기를 통해 1인 독립 세대인지, 부모님과의 관계나 부양 관계 수준을 알 수도 있다. 가정을 꾸민 구성원의 경우 아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 연령대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사적 영역의 일부만으로도 공적 영역에서 구성원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리더는 구성원의 친구가 아니다. 물론 사적 영역에서 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리더가 친구같은 사이를 절대 주장해서는 안된다. 한국 사회에서 아들같고, 딸같은 나이 또래의 구성원을 만날 수 있지만 절대 아들이나 딸이 아니다. 권위를 앞세워 공감하겠다는 이유로 구성원의 사적 영역을 파고드는 행위는 절대 해서도 안되고, 용납되도 안된다. 사적 영역의 정보를 공개하는 건 구성원의 자유 의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자유 의지에 의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는 신뢰 수준을 따라야 한다.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 혹은 리더에게 보여준 신뢰 범위를 정보를 알게된 대상도 존중해줘야 한다. 구성원의 프라이버시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리더십 교육 과정에서 팀 리더는 구성원의 “아버지(어머니) 뭐하시는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에 절대로 그 집에 젓가락 숟가락 개수를 알려고 하지 말라고도 강조한다. 구성원의 관점과 입장을 이해하는 필요한 수준에서 멈추고 개인을 존중해야 한다. 선을 절대 넘으면 안된다.

공적 구성원이 아닌 사적 개인을 아는 건 어렵다. 사람을 알아야 하는 이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친해져야 한다.

친밀감

상대 입장에서 공감을 하기 위해서라도 그 사람을 알아야 한다. 피상적으로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서 가족의 어려움이 있는지 없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알자고 덤벼들면 안된다. 누구도 개인 이야기를 꺼내 놓지 않는다.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되야 한다.

리더십은 조직 피라미드 계층의 높은 위치(High position)에 있고, 일반 구성원은 낮은 위치에 있다. 일반적인 구성원은 이런 높이 차이를 알고 있다. 친해지자고 높이를 뛰어넘는 구성원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가 먼저 다가가야 한다.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굽혀 높이를 맞춰야 한다. 구성원은 할 수 없어도 리더는 높이를 극복할 수 있다.

친밀감을 쌓는 첫 걸음은 자주 보는 것이다. 스몰토크(Smalltalk)가 강조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해진 회의실이 아닌 자리 옆에서 간단히 짧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자주 보는 것을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회의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무게감은 가볍게 친해질 기회를 주지 못한다. 이에 반해 업무 이야기라도 자리 옆에서 2~3분 정도 짧게 나누는 대화를 종종하는 것이 더 좋다. 회의실 테이블 건너 거리(1.5m)가 자리 의자 옆(30cm)으로 준다. 짧은 시간이지만 1:1로 상대방과 내가 온전히 한 주제에 집중할 기회다. 개인적으로 구성원을 자리로 부르기보다는 시간되는지 확인 후 담당자 자리로 찾아가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 궁금한 점을 바로 해결할 수 있을 뿐더러, 리더가 찾아간다는 사실만으로 구성원의 존중감을 높일 수도 있다.

친해지는 방법으로 모임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상이 많은 경우, 개별적인 친밀감을 쌓는 방식은 자칫 특정인에게 과도한 관심을 주거나 사적 영역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갖는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집단이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는 각자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또 이야기를 덧댈 기회도 있다. 업무 이외의 날씨, 취미, 사회 이슈에 대한 풍부한 꺼리가 있다. 리더십 여부를 떠나 자연스럽게 각자가 어떤 관심사가 있고, 뭘 재미있어 하는지 알 수 있다. 쏘카의 기술 조직에서는 반기 단위로 기술 조직과 제품 조직을 임의로 인원 구성을 섞어 진행한 소풍 제도가 있다. 서울숲이라는 좋은 공간이 있어 가능했지만, 이런 기회를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즐긴 이유는 조직의 다른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팀 점심은 서로가 서로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자리다. 팀원끼리 밥먹는 건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라이엇게임즈 시절 미국 출장을 가면 매번 협업 팀 점심에 초대 받았다. 기술 영어가 아닌 일상 영어라 개인적으로 곤욕스러웠지만, 오가는 이야기를 통해 어떤 친구가 있고 어떤 성향인지 알 수 있었다. 또 한국팀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왜 문제인지를 자연스럽게 전할 시간이기도 했다. 원래 이런 형태의 점심을 매일 하는지 궁금했는데, 팀 EM(Engineering Manager, 한국식 팀장)에 따르면 1주일에 2회, 전체가 참여하는 점심을 갖는데 그 시간에는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다고 한다. 밥 먹으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다.

개인적으로 회식을 강조한다. 특히 프로젝트 회식의 경우 꼭 필요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한다. 프로젝트와 같이 여러 팀/조직이 함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도 참여자를 알 기회가 필요하다.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되고, 돌려 말하는게 아니라 바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식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있는 것을 안다. 억지로 마셔야 하는 술이나 높은 분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 집에 가지 못하는 분위기 등. 이런 방식은 없어져야 할 방식이고, 리더십이 스스로 이 방식을 없애야 한다. MZ 세대가 회식을 싫어하는게 아니다. 억지로 마셔야 하는 술과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싫어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색한 형 동생

친밀함이 쌓이다보면 자연스레 한국적인 호칭이 등장한다. 바로 형(님) 혹은 동생(아우).

공적 영역이 사적 영역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 것처럼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에 관여하는 것도 차단하는 것이 옳다. 개인의 집합이 조직이라는 사회 집합을 만들기 때문에 조직 역량을 최대치로 만들기 위해 개인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개인이 형님, 동생이라는 강한 친밀 관계를 통해 조직에 영향을 미치면, 조직이 달성해야 할 목표보다 개인 목표가 우선될 수 있다.

구성원이라면 조직 목표에 따라 움직여야 하고, 경우에 따라 조직의 큰 목표(Global Maximum)를 위해 개인(혹은 세부 조직)의 목표(Local Maximum)가 희생될 수 있다. 강한 개인적인 친밀 관계는 희생에 저항할 근거를 줄 수 있다. 현명한 리더라면 굳이 조직 운영 관점에서 친밀함의 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이를 넘는 경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사회 생활 통해 알게 된 인간 관계에서, 형, 동생 관계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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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이해하기 /index.php/2024/05/26/people-understanding-in-leadership/ Sun, 26 May 2024 04:25:33 +0000 /?p=1215

Continue reading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이해하기’ »]]> 이해하기

사람은 모두 이기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존재다.

가족처럼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은 집단이 추구하는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부합할 때 사회 집단을 이룬다. 개인은 집단 내 행동(기여)을 통해 개인 이익을 달성하고자 사회 구성원이 된다. 리더십은 집단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개인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역할이다. 리더십은 구성원의 행동이 집단 이익에 부합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 조직 관점의 좋은 리더는 개인과 집단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을 최소화해야 한다. 만약 이해 충돌 상황이 발생하면 이성적인(논리적인) 해석을 통해 집단 이익이 우선 될 수 있도록 구성원을 납득되도록 만든다. 안되면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라.”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발휘해야 할 리더십의 역할이고, 소통 방법이었다.

우리가 종종 간과하는 것은 사회 변혁이다. 인류는 농경 사회를 통해 본격적인 조직화를 이뤘고,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사회 자체의 구조와 구성원의 역할을 재정의했다. 농경 사회에서 구성원은 1차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였다. 증기 기관을 통해 촉발된 산업 혁명은 기계를 통한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고 , 구성원은 학습(교육)을 통해 기계를 다룰 역량이 필요했다. 노동을 위한 학습은 상류 지배 계층의 전유물로 여겨진 지식이 일반 대중에게 빠르고 폭넓게 전파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지식의 보편성과 평등성이 일반화되며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지역(혹은 국경)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기에 제국주의와 식민 지배, 그리고 최근까지 이어지는 개도국과 선진국의 불균형을 유발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새로운 변혁은 대량의 정보 유통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지식 혁명으로 등장했고,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구성원은 광대역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으며, 실시간으로 흐르는 많은 정보를 취사,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리고 현재의 AI 혁명 시대는 유사 인간 지능을 갖춘 AI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구성원에게 요구할지도 모르겠다.

시대 변혁의 시기별로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 변화는 있었지만, 개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집단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집단의 이익을 실현을 바탕으로 개인의 이익 역시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집단의 이익이 구성원의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는 리더십의 역할은 변혁의 유무와 무관하게 항상 강조될 수 밖에 없다.

역사는 사회 변혁의 시점마다 등장한 여러 리더십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변혁기에 여러 리더십 본보기가 있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도 좋은 본보기이고 산업화 시대를 관통하며 경제 신화를 이끈 정주영 회장이나 이건희 회장 역시 한국의 산업 혁명 시대를 이끈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사례를 든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역시 좋은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차 대전 실화 배경의 드라마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Band of Brothers)에 등장하는 윈턴스 소령의 리더십을 많이 인용한다. 이들 모두는 조직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좋은 리더십의 공통적인 특징은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능력이다. 좋은 리더십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격변의 시점에 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리더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구성원의 노력이 실제적인 성취에 도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구성원이 고생하는 근원적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해야 한다. 더해서 변화하는 사회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본인을 포함한 구성원이 현재를 정의한 한계 요인(Limits)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도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세종대왕님이 백성을 이해하셔서 한글을 창제와 한류는 리더십이 환경을 변화시켰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지식 혁명의 시대의 리더는 조직 목표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도록 끊임없이 토론하고, 단순한 지시가 아닌 경청과 이해를 바탕으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 기계 혹은 노동력 중심의 산업화 시대처럼 한쪽의 정보 우위를 기반한 일방적 지시가 먹히지 않는 시대가 지식 혁명 혹은 지식 산업 시대다. 넘쳐 흐르는 정보 과잉 시대에 올바른 취사 선택을 위해서라도 양방향 소통은 필수이다.

우리는 이성 혹은 논리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한다. 세상을 바꾼 많은 발명과 발견은 이성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해를 위해 이성이 일차적으로 동작해야 한다. 대화의 맥락을 논리적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사람이 가진 외형적인 특성이나 단순 언어를 논리 분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 사람은 기계나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종 우리는 왜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 상황에 등장하는 것이 감정이다.

감정은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만든다. 이성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행동을 그 사람의 감정을 알았을 때는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감정이 이성보다 행동 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2002년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함으로써 학계를 통해 인정받았다. 합리적인 인간(Econ)을 전제로 펼쳐졌던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모델이 왜 실제 인간 세상에서 이론적 예측대로 동작하지 않는 원인이 사람의 감정에 있고, 이를 제대로 알아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실효성있는 경제 모델로 동작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주류로 자리잡은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y)이 되었다.

리더십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행동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행동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사람이 원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파악하고, 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감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이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며, 우리는 이것을 공감(Empathy)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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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소통 /index.php/2024/05/19/why-radical-communication-in-leadership/ Sun, 19 May 2024 10:23:18 +0000 /?p=1207

Continue reading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 – 소통’ »]]> Communication

사람이 모여 사회라는 구조가 이뤄진다. 사회 공동체의 움직이는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우리는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공동체 안에서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현재의 공동체에서 얻고 있거나 미래 공동체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의 움직이는 방향에 동참해 본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공동체의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다. 리더십은 공동체 구성원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하고, 미래 구성원이 공동체의 미래에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회라는 조직을 좁혀 회사라는 범위로 줄여봐도, 구성원이 생각하는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도구 가운데 하나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소통이란

영어로는 커뮤니케이션이지만 한글로 이야기하면 소통(疏通)이라고 해석한다. 疏通을 한자 그대로 풀어보면 “물 흐르듯 통한다.”라는 뜻 풀이가 된다. 물 흐르듯이 통한다라는 의미는 뭘까? 막힘없이 언어가 전달되고, 뜻을 해석하기 위해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에서 저 사람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의미를 곱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해석의 여지가 없는 명쾌한 소통이 필요한 시대이고, 중요성도 커졌다. 우리는 2021년부터 시작된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을 활용한 대화가 크게 증가했다. 팬데믹(Pandemic) 이전에는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는 소통 방법이 주류였지만,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재택이라는 새로운 근무 방법이 주류가 됐다.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 정책 실행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재택 기간에 소통 수단인 슬랙(Slack)과 같은 메신저가 여전히 주요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사람 셋만 모여도 정치를 한다는 말처럼 여러 사람이 모인 조직 내 의사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생각지 못한 비용을 추가한다. 대면 대화 과정에서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특히 상대방의 표정이나 제스처(Gesture)를 확인할 수 없는 문자 기반의 소통은 종종 작성자의 의도와 전혀 다른 논란을 만들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의 규모를 떠나 소통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소통의 부재 혹은 단절은 구성원의 신뢰를 해치고, 갈등을 만든다. 특히 기업과 같은 사회 조직은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성과(Performance) 저하라는 직접적인 손해를 입는다. 특히나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시장을 공략해야 할 테크 기업에게는 단순한 매출과 수익의 단순 문제가 아니라 미래 가치 실현 가능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종 차별과 포용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문제는 미국 사회의 근원적 차별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다. 자연스럽게 대규모 인원을 고용하던 빅테크 기업의 직장내 차별(인종, 성차별, 성소수자) 문제로 연장되어 기업의 평판 뿐만 아니라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식시켰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내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D&I(Diversity and Inclusion – 다름의 인정과 포용)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고 전직장이었던 라이엇 게임즈에서도 미국 본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국가의 각 오피스에서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필수 이행하도록 했다.

빅테크 기업에서 D&I 정책에 열심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사회 이슈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브랜딩 차원의 접근만이 아니었다.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던 나 조차도 미국 본사를 방문해 회의를 하다보면 가끔씩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적 언행이나 표현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제대로된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지도 못했고, 네이티브의 언어를 완전히 이해할 수준의 언어 소통 능력이 떨어져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며 확인하고 확인했던 모습이 그리 탐탁하게 받아들여질리 만무였다. 더구나 한국 시장 환경과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기능 개발 내용에 무관심한 경우도 있었다. 당연히 실제 개발 작업에 들어간 시간보다는 차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몇 배 더 들어갔다. 결국 적시에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 기업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출장으로 잠깐 머무는 이방인의 시각에서도 느껴졌던 차별과 이로 인한 성과 저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더 높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비교 사회와 세대 단절

차별에 대한 문제는 서구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상황을 보더라도 남녀 차별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였고, 최근엔 이에 더해 세대 갈등 문제가 조직 사회의 이슈로 자리잡았다. 1970년대 태어난 X세대를 기점으로 세대간의 단절은 조직내 구성원의 소통 문제를 부각시켰다. 특히 MZ 세대를 대표하는 1990년대 및 2000년대 초반 세대가 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며, 이들 세대를 바라보는 X세대를 포함한 기성 세대는 “요즘 애들은 이상하다.”라는 세대 차별적 시각을 갖게 되었다.

X세대인 본인 역시 1998년 IMF와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을 겪었지만, 자신의 눈높이 문제만 아니면 가정을 이루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바탕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세대인 MZ 세대는 적어도 절대 빈곤이 사라진 대신 상대 비교에 의한 경쟁을 본격적으로 강요받았다. 그리고 MZ 세대는 저출산 세대다. 가족 구성원에서 한 두 자녀로 적어지면서 기대는 올라갔고 비교는 격렬해졌다. 교육이 시작되는 청소년기부터 절대가 아닌 상대 비교의 경쟁 체제에 내몰렸다. 저출산이 심화될수록 내 아이를 성공시키겠다는 기성 세대의 열망은 치열해졌고 MZ 세대의 경쟁 역시 과열되었다. 오죽하면 돼지맘이나 헬리콥터 맘이라는 신조어가 낯설지 않은 한국 사회가 되었다.

한국 사회는 높은 경제적 성장을 이뤘다. 그리고 소셜 미디어등을 통해 공유되는 풍요로운 삶의 수준이 일상적인 성공 기준이라고 강요받고 있다. 비교 중심의 사회는 이제 막 사회 생활을 디딘 사회 초년생들에게 더 높은 성공 기준을 제시한다. 당연히 이전 세대에 비해 성공은 어렵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노력하고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원하는 성공 목표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교 중심 사회 구조에서 우리라는 공동체보다 개인에게 더 큰 의미가 부여된다.

인종 차별과 세대 단절은 소통의 부재를 만든다. 대화의 의도를 한번 더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소통이 아니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대화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말의 논리적인 흐름과 함께 말하는 사람 자체를 알아야한다. 제대로 알기 위해 사람이 속한 사회, 배경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뒤돌아보면 X세대가 20대, 30대였을 때 닷컴붐에 환호하고 절망했을 때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소통을 위해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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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ue reading ‘배려있게 Slack 사용하기’ »]]> 다른 글에서 슬랙(Slack)을 업무용으로 괜찮게 사용하기 위한 팁을 몇가지 소개했다. 이번은 슬랙이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혹은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배려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슬랙은 업무용 메신저다. 메신저가 다 같은 메신저일 뿐이지, 다른게 뭐냐??? 라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면 일상과 일(업무)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이다. 슬랙류를 사용하는 이유는 업무를 위해서지 수다떨기 위함이 아니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슬랙은 기본적으로 일을 위해 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상적인 대화는 정보(Information)의 가치를 갖는다.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정보의 중요성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정보의 가치는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 가능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

슬랙의 대화는 공개 채널(Public Channel) / 비공개 채널(Private Channel)  / 1:1 메시지(DM – Direct Message)의 3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정보 가치를 갖는 대화가 업무 관련 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될려면, 대화 기록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이슈 혹은. 주제에 대한 이해 당사자이외에도 관심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들이 모아지면, 정보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대화 형태는 공개 채널이다.

공개 채널의 투명성은 어떤 면에서는 참가자들이 신중한 대화를 하도록 부작용 혹은 순작용으로 동작한다. 속된 말로 아무말 대잔치를 할 수는 없다. 본인이 던지는 이슈 혹은 질문받은 내용들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물론 이런 이유로 공개 채널에서 이야기하기를 꺼리고 눈팅만 하기도 한다. 누구는 속된 말로 “자기검열” 아니냐…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정제된 대화라면 더욱 더 정보 가치를 지닐 수 있다.

비공개 채널은 채널에 초대받은 사람만 참여가 가능하다. 그리고 1:1 메시지는 당연히 개인간 대화니 초대받지 않은 다른 사람이 메시지 내용을 볼 수 없다.  이 환경에서 주고받는 정보는 고립된다. 제한된 사람만 내용을 알고 있고 모르는 사람은 소외된다. 좀 더 과장하자면 정보를 무기로 사용하게 된다. 이러면 안된다.

채널의 의미와 배려

채널의 물리적인 종류는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공개 / 비공개 유형으로 나뉜다. 이를 실제 운영상 관점에서 살펴보자. 회사 혹은 조직의 특성에 따라 슬랙 채널에 어떤 의미를 두는지는 경우에 따라 다른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경우 한 팀은 하나의 대표 슬랙 체널을 갖는다. 내가 현재 속한 라이엇 개발팀의 경우 #team-dev 형식의 채널의 이름을 부여한다. 팀 채널의 경우에는 팀에 소속된 사람들이 기본 멤버로 참여하고, 이루어지는 대화들도 대부분 팀에 한정된 이야기들이다.

개발팀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 관련된 사람들이 질문하거나 논의하는 장소는 팀 채널이 아니다. 이런 목적을 위해 #ask-dev 채널이 존재한다. 이 채널의 참여자는 물론 개발팀에 있는 모두가 포함되며, 업무 관여자(Stakeholder)들이 모두 참여한다. 이 채널에서는 개발팀이 아닌 일반 업무 관여자들은 주로 업무 현황이나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개발팀은 이 채널을 주요 당사자들이 알아야할 중요 전달 사항이나 공유 사항들을 이야기한다. 두 가지 모두 의미를 가지는 정보가 되고, 관련된 당사자들이 종종 챙겨봐야 할 내용들이다.

이 이외에도 채널의 이름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다. 특정한 프로젝트를 위한 채널의 경우에는 #prj-something 이라는 방식으로 이름을 짓는다. 이 채널의 구성원은 프로젝트 실무를 진행하는 주요 담당자들이 기본 멤버가 된다. 주로는 PO 혹은 PM, 개발자, QA 담당자들이 기본 멤버가 되며, 필요에 따라서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한다.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하나의 제품이 되었다면, 이제 제품에 대한 질의 응답을 위한 #ask-something 채널로 진화한다. 혹은 완료되어 특정 팀의 운영 범위로 들어간다면 채널을 Archive 시키고, 이후에 관련된 논의들을 개발팀이 운영하는 #ask-dev 채널로 통합히기도 한다. Archive 시킨다고 하더라도 내용이 어디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검색도 당연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

채널의 이름을 통한 부여된 의미를 현재 내가 속한 조직의 기준으로 정리하면 대강 아래와 같다. 각 조직의 현황에 맞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아래 열거된 내용 이외에도 다른 명명 규칙을 정의한다. 하지만 접두어를 통해 제시하는 용도의 일관성은 지켜져야하기 때문에 가급적 합의된(혹은 정의된) 규칙을 지켜줘야 한다. 목적에 맞는 채널을 찾는 사람의 경우, 아래 열거된 간단한 추론을 통해 팀의 채널을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 #team-{team} 특정 팀({team}) 사람들이 논의한다.
  • #ask-{team} 특정 팀과 관련된 질문 사항들 혹은 개발팀 관점에서 본다면 개발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 대한 질문하고 공유한다.
  • #prj-{product} 진행중인 프로젝트 실행 주체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이 논의된다.
  • #ask-{product} 특정 제품 혹은 서비스 관련질문이나 담당자(들)가 공유 사항을 전달한다. 성격상 팀 채널과 유사해서, 용도가 불명확하면 혼란을 만들 수도 있다.
  • #nt-{team} 공지 전용이다. 경우에 따라 Read Only로 제한을 걸기도 한다. 개발팀에서는 CI/CD 시스템을 연동해서 배포 혹은 서비스 모니터링 용도로 “nt-” 접두어를 쓰기도 한다.
  • #ot-{issue} 특정 이슈 혹은 사안에 대해서 한번(Off Topic) 웃고 즐기고 토론하는 채널이다. 대체로 업무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제 배려를 이야기해자. 몇몇 채널의 명명 규칙을 이야기하면서 누가 그 채널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도 언급했다. 그리고 앞서서 채널은 정보의 공유를 위해 공개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왜 배려가 튀어 나올까?

각각의 채널에는 각 채널의 주체와 목적이 있다. 특정 팀의 채널은 말그대로 그 팀을 위한 전용 공간이고 또한 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채널의 경우에도 비슷한 맥락을 따른다. 그럼에도 채널을 공개 채널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공유되어야 할 내용이 자유롭게 공유되기 위함이다. 그런데 팀과 직접 연관된 사람도 아닌 사람이 팀 혹은 프로젝트 채널에서 불쑥불쑥 튀어 나와 이야기를 한다면?

뭐가 문제인가 싶긴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서 2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첫 번째 문제는 팀 채널이나 ask 채널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즉 이야기를 공유할 적절한 공간이 어디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대화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가 헷갈리니 나중에는 그 내용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헷갈린다. 이 문제는 비슷비슷한 성격의 채널들이 여러개 생겨나면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 문제는 자연스러운 무관심이다. 특정 팀이나 프로젝트 채널의 경우에는 업무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짤방부터 아재 개그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물론 그 가운데 의미있는 정보도 있다. 그렇지만 다른 도메인의 이야기들은 나에게는 4차원의 이야기인 경우가 다반사 아닌가? 그럼 결국 몇 번 보게 되지만, 그럼에도 Mute한다. 안읽은 내용이 있기 때문에 신경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해당 채널을 나오는게 개인적으로는 정신 건강에 더 좋다.

이 관점에서 채널의 주인 팀에서 다른 팀을 존중하는 배려는 그럼 뭘까? 가장 먼저 해당 팀에서 다른 팀의 팀원을 초대할 때 먼저 신중해야 한다.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본인의 팀 채널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어 과연 올바른지 한번 생각해보자.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팀 채널이 아니라 ask 채널로 가야한다. 혹은 전달해줘야 할 사람이 있는 팀의 ask 채널. 것도 아니면 prj 채널 혹은 nt 채널이 정보가 나타나야할 맞는 곳일 수 있다. 괜히 엄하게 초대해서 초대받은 당사자를 뻘쭘하게 만들 수 있다.

역으로 초대받은 쪽에서도 해당 정보를 공유받았다면, 공유받은 정보만 잘 보관하자. 그 내용을 본인의 팀 채널 혹은 ask 채널에 링크든 공유 형태든 가져오면 된다. 가져왔으면 굳이 초대 받은 채널에 남을 이유가 없다. 바로 Leave를 선택하자. 만약 이후라도 공유해줄 내용이 있다면 아마도 또 부른다. 그 사람이 날 불렀다는 건 그 사람이 궁해서지 내가 궁한건 아니니까.

대화를 의미있는 정보로

정보를 잘 퍼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스크린 캡쳐??? ㅋㅋㅋ

어이없는 소리같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가 정말 많다. 아마 증거 확보차원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뭘 위한 증거일까? ㅎㅎㅎ 근데 정말 많이 이미지로 캡쳐 후 공유한다.

슬랙은 다른(혹은 같아도) 공개 채널의 대화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공유와 링크 복붙으로 메뉴가 나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다. 근데 아래와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까?

공유해야할 내용은 3줄인데 각각이 구분된 메시지 있다. 두줄을 어떻게 하면 함께 공유할 수 있을까? 예시지만 함께 공유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이미지 캡쳐가 동료들에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중에 어느 하나만 공유하면 나머지는 무시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원칙적으로 작성하는 사람이 공유 가능한 형태로 작성하지 않은 잘못이 더 크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동료에 대한 배려심 부족? 사실은 단톡방의 습관에서 유발된 것이다. 본인이 아닌 3자가 공유하기위해 분리된 메시지가 아닌 한 메시지로 작성해야했다.

업무를 위한 대화가 시작되었다면 그 내용은 반드시 쓰레드화 되어야 한다. 당연히 업무 공유를 위해서다. 업무 관련 내용들이 쓰레드 형식이 아닌 평면적인 형태로 채널에 올라와서 한 페이지 분량 이상이 되면 캡쳐로도 공유하기 함들어진다. 상식적으로 업무에 관련된 내용들이 어떤 채널에서든 시작이 되었다면 그걸 주제로 새로운 글의 실타래가 시작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거의 습관적으로 (:use_the_threads:) 라는 이모지를 글을 시작한 사람이 적지 않았더라도 일하는 사람의 기본이라고 생각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슬랙을 단톡방처럼 사용하신다. 업무를 위한 이성적인 문구가 아닌 단발성 단어로 된 줄들이 이어진다. 제대로 된 정보없이 쓰레드의 라인 수만 길어진다. 과도한 라인수는 난독증을 유발한다. 항상 이럴 필요는 없지만, 정보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의미있는 글의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여러 사람들이 이런 쓰기를 다 같이 하는 건 무지 어렵다. 시킨다고 되지도 않는다. 이게 될려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야 가능하다. “될 수 있을까?“는 다소 의문이긴 하지만… ㅎㅎ

슬랙이 만사형통?

슬랙이 업무용 메신저로 써본 사람이라면 정말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많은 소통이 슬랙을 통해 이뤄진다. 일견 사람들간의 피드백이 빨리졌고, 업무 처리 속도 역시 향상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좋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심있는 채널에 올라오는 메시지에 민감해지고, 알림을 통해 전체(@all, @channel) 혹은 특정 사람을 호출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사람들은 알림에 신경질적으로 바뀐다. 특히나 한 지역이 아니라 시차가 나뉜 경우에는 이 문제가 좀 더 심각하다. 새벽 2~3시쯤 숙면을 취하고 있는데 슬랙 알림을 받으면 편한 마음이 안된다.

가장 속편한 방법은 어느 글에서나 이야기하는 거지만, 장문의 글보다는 찾아가서 대화하는 거다. 대부분 그게 안되기 때문에 슬랙을 이용하지만, 만약 글이 장문이 되는 경우에는 슬랙보다는 메일이 효과적이다. 정리할 내용이 많다면 메일 보내고, 슬랙으로 살짝 “멜 보셈” 이라고 메시지를 남겨두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메일 회신이 안온다면? 슬랙 메시지 한번 더 보내면 된다. 🙂

그리고 슬랙으로 인한 숙면 방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다음 설정을 권한다.

정리하자면

대강 아래 그림과 같은 구도로 업무 이야기/토론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slack-discussion

 

 

일단은 나 스스로부터 먼저 습관이 되어야겠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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